‘파견자들’을 읽었다.

잠이 안오는 밤, 쓸데없는 웹서핑도 지겨워서
눈에 안좋다는 걸 알지만 휴대폰을 붙들고 순식간에 읽어내려간 소설.

김초엽 작가의 ‘파견자들’을 읽었다.

김초엽, 파견자들 책검색 결과

김초엽 작가의 소설들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지구 끝의 온실’, ‘므레모사’ 이후로 4권째였다.

사실 가장 마지막에 ‘지구 끝의 온실’을 읽고 나서
다른 모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이제 자기복제가 느껴지니
이 작가의 소설은 그만 읽자, 다른 사람의 소설을 읽자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다소 오만한 판단이었던 것 같다.

잠이 안오는 밤이었고
마치 청소년 성장소설처럼
전반부에는 큰 시험을 앞두고 긴장하는 주인공 소녀의 마음,
후반부에는 첫 임무수행과 모험이라는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니
점점 더 몰입해서 결국 끊지 못하고 재미있게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

작가의 자기복제라고 탓할게 아니라,
이제는 이 작가의 개성이고 강점이라고 인정해야겠다.

기시감이 느껴지는 분위기나 소재도 그것이 여전히 흥미진진하게 느껴진다면
작가의 작품세계에 푹 빠지게 하는 매력이니까.

요즘 몸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는데,
읽으면서 내 몸은 나만의 것이라는 의식,
내 몸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 순간에 대한 두려움에 대한 문제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아주 어릴 때부터 존재를 느끼고 받아들이면서, 개방성을 유지할 수 있는 존재가
결국 진화(?)하고 살아남는 걸까.

자세히 쓰면 쓸수록 소설 내용에 대한 스포가 되겠지만,
못 받아들이고 미쳐버리는 사람들 쪽이 훨씬 이해가 되고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니 공포감 마저 느껴지기도 했다.

의식, 존재, 그리고 영원한 주제인 사랑.
이 세가지를 계속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한때 흠뻑 빠져있었던 BBC 드라마 <Doctor WHo>의 유명 에피소드 ‘The Empty Child’가 많이 생각났다.
반복해서 나오는 ‘Are you my mummy?’ 때문에 공포감이 느껴졌었는데
결말을 보고 나면 외계 존재들이 지구에 와서 일으킨 엄청난 ‘착각’과
다행스러운 문제 해결 마무리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드라마였는데
소설을 읽으면서 궁금해졌다.
김초엽 작가도 이걸 봤을까? 드라마를 감상하진 않았더라도 들어봤을까?

그리고 앞서 읽었던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에서 생각했던
인간의 위기와 지구의 위기를 혼동하지 말라는 문제의식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읽어볼만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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