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의 종말’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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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삼성꿈장학재단의 행사에 갔을 때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해주셔서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추가해뒀었는데
이제서야, 2026년 8월에 독서모임을 함께 하는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평균의 종말 책정보

평균이라는 값이 얼마나 허상인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노르마’ 부분이 재미있었다.

여러 통계값들 중에서 평균이 얼마나 과대평가 되어왔는지를 이미 여러 번 접해서 그런지
평균의 허상에 대해 얘기하는 첫 챕터는 많이 놀랍다기 보다는 그저 술술 넘어가는 느낌이었다.

이 책의 주요 전제는 언뜻 보기엔 단순하다. 즉 평균적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고등교육(대학)에 종사하는 사람이니까 이런 말을 할 수 있나 싶은 부분이 많았다.

…대학생들에게 스스로 결정을 내리게 하라고요? 요즘 대학생 애들을 만나보고 하는 얘기예요?” 나는 19세가 40세보다 바보 같은 실수를 더 잘 저지르기 쉽다는 지적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사람들에게 스스로 결정을 내리도록 맡기면 안 된다는 식의 시스템도 못마땅하다.

학과를 선택한 후에
학과에서 만들어준 커리큘럼에 따라 성실하게 과목들을 이수하면 졸업장을 받는 시스템에서
스스로 선택해서 필요한 자격과정들을 듣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으로 변화하면
대학생들은 만족할까, 적어도 등록금은 덜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십년 이상 아이들 대입 지도를 하면서 학과를 선택하는 것도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알기에
잘게 쪼개두는 것이 혼란을 야기할 거라는 우려감이 사실 더 컸다.

기존 시스템의 평균주의 구조에서 학생 개개인을 중요시하는 시스템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3가지 개념을 채택해야 한다. 

• 학위가 아닌 자격증 수여
• 성적 대신 실력의 평가
• 학생들에게 교육 진로의 결정권 허용하기

중등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선택하게 한다는 건 결국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건데
학생이고 학부모고 그걸 못 받아들이니까 혼란만 가중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책이었다.

물론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사실 이것이 평생에 걸친 과제와도 같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했다.

우수성을 이루기 위해 나에게 유용한 길이 어딘가에 있지만 그 길이 어떤 형태일지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이라는 믿음이었다. 그리고 그런 길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했다.

저자가 고생 끝에 대학에 입학했고,
본인에 대한 파악이 선행된 상태에서 우수한 성취를 거둔 과정을 설명한 부분은 충분히 이해됐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어떤 경우든 당신에게 유용한 경로가 한 가지 이상은 있게 마련이라는 점과 당신에게 가장 잘 맞는 최상의 경로가 미답에 가까운 경로일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니 새로운 길에 도전해 미답의 방향으로 나서보라. 그 방향을 따르면 평균적인 경로를 따르는 것보다 성공에 이를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실패 해도 괜찮다, 남들보다 좀 늦어져도 괜찮다’
라고 말해줄 수 있는 부모 혹은 사회에서 자라는 사람들이나 가질 수 있는 생각 아닌가,
한국 사회에서 이게 가능한가 하는 생각이 사실 먼저 들었다.

그러다가도 변화를 위해 이 책이 쓰여진 거고,
나도 그래서 읽는 건데 왜 이렇게 자꾸 삐딱한 생각이 드나 하며 반성하게 된다.

그 사람에게는 당신과 그 사람 둘이 함께 놓여 있는 그 순간의 맥락만이 전부가 아님을 명심한다면 마음의 문이 열려 본질주의 사고로는 어림없는 수준의 넓은 도량으로 타인을 더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게 된다.

신형철의 책에서 오래 전에 읽은 건데, 정확하게 문장은 기억 못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본인은 복잡하게 좋은 사람이고,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런 말이 있어서 인상 깊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 말이 떠올랐다.

‘서 있는 자리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진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어느 날 낯선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데
맥락이라는 것이 평소에 내가 생각했던 그 사람의 ‘본질’ 보다 더 우선하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마시멜로 실험의 의미 또한 재해석 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제 여기저기서 접했는데
2018년에 나온 책을 이제서야 읽다보니 또 다시 언급되어 있었다.

본질주의적인 시각을 아직도 놓지 못하는 나로서는
‘자제력’ 역시도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나 자신’에 대해서는 맥락 상 어쩔 수 없었다는 해석, 변명을 해주지만
타인을 볼 때는 저 사람은 ‘자제력’이 부족한 사람이구나 하고
어떤 본질주의적인 특성을 가진 사람으로 판단해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으니까
곱씹을 수록 처음에는 반기를 들고 싶던 작가의 말들이 납득이 되는 부분이 많아진다.


들쭉날쭉의 원칙,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 이 3가지 원칙이 평균에 대한 의존을 대체해줄 것이다

모든 것은 하나의 결정에서부터 시작된다. 즉 개개인을 소중히 여기기로 마음먹는 일이다.

AI를 잘 쓰면
개개인에 주목한 교육도 어쩌면 생각보다 빠르게, 쉽게 자리잡을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도 사실 있다.

어렵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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