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독서모임 두번째 책이었던 ‘경험의 멸종’
첫번째 책으로 ‘평균의 종말’을 읽었는데
경험한 바가 다르니 사람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가
책 마지막 부분에서 확 와 닿았었다.
그런데 두번째 책으로 ‘경험의 멸종’을 읽으니까 뭔가 이어지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예전에 읽었던 유발 하라리의 책 중 챕터 제목이었던 ‘우리에게는 몸이 있다’라는 문장이 계속 떠올랐다.
‘호모데우스’였나 하고 찾아봤더니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이었다.
‘몸’을 가진 물리적 존재라는 걸 잊어버리지 말아야겠다.
몸으로 하는 직접 하는 경험들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현재의 흐름들이 이대로 정말 괜찮은가를
작가는 역사학자답게 정말 많은 책에서 근거를 가져와서,
아니라고 다시 생각해보라고 설득한다.
최신 연구 자료들에서 인용한 것들도 흥미롭지만 고전에서 가져온 것들이 더 인상 깊었다.
목차를 살펴보면 알겠지만 챕터를 잘게 나눠 놨고
쉽게 이해갈 만한 사례, 어렵지 않은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자극적인 제목에 비해서 비교적 평온하게 쉽게 완독할 수 있는 책이었다.
최근에 (아직도 트위터라고 부르지만) X에서
‘스마트폰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낸 것이 얼마나 감사한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와 비슷한 문장을 봤었는데
이 책이 딱 그 근거들을 제시해주는, 저 문장에 힘을 실어주는 그런 책이었다.
밑줄 그은 문장들은 정말 많았는데 몇 가지만 남겨 본다.
이미 오래전에 철학자 블레즈 파스칼은 모든 불행은 조용한 방에 홀로 앉아 있을 능력이 없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혼자서도 잘 지내는 사람이 여럿이서도 잘 지낸다는 말이 떠올랐다.
결과적으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순수한 사교성을 정량화된 인기로 대체한다.
조회수, 댓글수, 팔로워수가 곧 돈이 되니까,
너도 나도 유명해지고 싶어서 안달이 난 세상이다.
최저가로 물건을 구매하고 싶어도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의 ‘공구’를 통해야 그게 가능하게 된 것도 좀 우습고
왜 다들 춤에 미쳐서(숏폼에 최적화된 것이 춤이라서?)
남녀노소, 공간이 어디든 춤을 추고 촬영하고
또 남의 춤영상을 볼까를 생각하게 된지도 좀 됐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온 것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았지만
점점 더 빠르게 변하고 있으니 두려운 마음도 든다.
리처드 세넷이 지적했듯이 예의는 사실 배려의 한 형태다. 그 목적은 “내가 타인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타인을 보호하는 것”이다. 세넷이 말했듯이 무례함은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다. ……자신이 일상에서 겪는 트라우마에 개입해줄 사람이 필요할 때,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부을 귀가 필요할 때 외에는 다른 사람에게 한 조각의 관심도 없는 이들이 무례한 사람이다.”
예의를 교육해야 하는데 나날이 무력함을 느낄 때,
손글씨가, 기다림이, 대면 교육이 무슨 가치가 있느냐고 물어올 때
이 책을 근거로 해서
결국 ‘서로를 위해 필요하다.’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제목도 잘 지었고,
지금 시점에 필요한 책이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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