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읽은 소설이 양귀자 작가의 ‘모순’인데
같은 시기에 읽으면서 아비투스 인가 계급인가 하는 생각을 여러번 하게 됐다.
이 책이 2020년에 출간되었다는데 그때라도 읽었다면,
아니 20대 초반에 이런 책을 만났더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됐다.
지나치게 상승 욕구, 발전 욕구를 자극하는 분위기 때문에 읽으면서 약간 피로하고 질리는 감도 없지는 않았지만,
당장의 뚜렷한 상승 욕구나 목표가 없더라도 생활 전반의 태도 측면에서는 배울 점이 많이 있었다.

밑줄 그은 문장들
아비투스는 바뀔 수 있다. 우리는 출신 배경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아비투스가 어떻게 세계관, 취향, 야망을 결정하는지 알면 출신 배경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 22p
너무 어려서부터 ‘수저론’을 듣고 좌절하거나,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의 생활 방식들에 쓸데 없이 많이 노출되는 십대들이 읽는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거절 견디기, 실수 해결하기는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한계에 부딪히거나 일을 엉망으로 망쳤더라도, 스스로 돕는 법을 배우면 재앙으로부터 안전하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는 사사건건 간섭하는 헬리콥터 부모 대신, 고난을 견디고 그 속에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여유로운 동행자가 필요하다. 어려움을 이겨내는 능력이 없으면 예상되는 위험을 감수하지 못한다. 35p
헬리콥터 부모가 너무 많다.
고3만 10년 이상 담당했던 내 직업생활을 돌아보면
물론 도시의 차이도 있겠지만 부모들이 점점 더 고3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로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을 비롯한 부부의 성취물로 만들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요즘엔 대학에도 직장에도 전화하고, 고등학교 때 담임교사에게 하듯이 한다는데-
부모들도 이 책을 좀 읽어야 하지 않나 싶은 그런 구절이었다.
침착하고 여유로운 언어 아비투스는 훈련할 수 있다. 허리를 펴고 똑바로 앉기, 천천히 말하기, 신중하게 발음하기. 방법만 터득하면 모든 대화에 명료함과 힘이 생긴다. 191p
7가지 자본 중에서 언어 아비투스 부분이 인상 깊었다.
소설 ‘모순’에서 ‘절박함’이 가난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그런 구절이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침착한 태도와 평정심 유지야말로
경제 자본이 부족한 사람이 쉽게 가지기 힘든 태도, 훈련해야 하는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있지만
카네기 ‘인간관계론’ 이후로는 새로운 것이 없다는 생각이었는데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집중해 본다면
이 책은 꽤나 좋은 자기계발서가 될 것 같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야 말로 인간을 좌절하게 하고 지치게 만들지만
또 이상을 설정하고 추구하는 그런 마음이 인간을 살게 하는 순간이 많으니까.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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