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역사’를 읽었다.

신형철 작가의 전작들에 대한 좋은 기억들이 있다.

<정확한 사랑의 실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에 이어서 세번째로 읽은 작가의 책이다.

인생의 역사 책검색 결과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는데도,
학교에서 10년 넘게 국어수업을 하고 있지만서도…
어느덧 문학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었다.
비문학 과목, ‘독서’ 수업만 전담한 채로 몇년이 흐른 것인가.

그래서 아주아주 오랜만에 시를 읽고 시에 대한 생각들을 해볼 수 있었다.

술술 잘 넘어가는 부분들도 있었고,
솔직하게 말하면 도무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그저 글자만 읽은 부분들도 있었다.

작가는 서문에서부터 곳곳에 자식의 탄생, 부모됨, 어른됨의 마음들…을 비추고 있는데
읽으며 나의 경험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어 괴로웠지만
그 정확한 표현들에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욥은 자신에게 닥친 불행 때문에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그 불행의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고통스럽다. 인간은 자신의 불행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견디느니 차라리 어떻게든 의미를 찾으로 헤매는 길을 택하기도 한다. -43쪽, <무죄한 이들의 고통에 대하여> 중

내가 생각하는 무신론자는 신이 없다는 증거를 쥐고 기뻐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염려하는 사람이다. 신이 없기 때문에 그 대신 한 인간이 다른 한 인간의 곁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이 세상의 한 인간은 다른 한 인간을 향한 사랑을 발명해낼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는 신이 아니라 이 생각을 믿는다. -97쪽, <무정한 신과 사랑의 발명> 중

가장 좋았던 부분이라 특별하게 사진도 찍어뒀다.

상실의 아픔과 우울로 괴로워할때
내세를 가져라, 신이든 운명이든 믿는 것이 마음이 편안해지는 길이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는데
무신론자로 살아오면서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머리가 더 아파왔는데
책에서 이 구절을 읽으면서 숨통이 트이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 생각을 잊지 말고 살아야겠다.

‘나’란 나눌 수 없는 ‘개인 in-dividual’이 아니라 여러 개의 나, 즉 ‘분인dividual’들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여러 사람을 언제나 똑같은 ‘나’로서 만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누군가와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다보면 그 앞에서만 작동하는 나의 어떤 패턴(즉, 분인)이 생긴다는 것. ‘나’란 바로 그런 분인들의 집합이라는 것. -131쪽,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는 이유> 중

아마도 작가의 전작에서 읽었던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한 사람에게서 모든 것을 기대하고, 구하려고 하지 말라는 표현이 있었다.(정확하게 다시 찾아봐야겠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정말 크게 울림을 줬던 생각인데,
그 다양한 관계속 커뮤티케이션을 나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분인들의 집합’이라는 표현이 나오지 않을까.

한 인간의 육체를 지탱하는 것이 밥이라면 정신을 북돋우는 것은 인정이다. 서구의 석학들이 한 말인데 기꺼이 동의하는 편이다. 언젠가 쓴 적이 있지만, 우리를 평생 놓아주지 않는 물음은 ‘나는 존재할 가치가 있는가?’이고, 그 물음은 깊은 곳에서 ‘나는 네가 욕망할(인정할) 만한 사람인가?’로 번역될 수 있을 것이다. 저 물음에 ‘그렇다’라고 답해주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면 삶은 지독히 ‘외로운 사업’이 되고 만다. -138쪽, <외로움이 환해지는 순간이 있다> 중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완독챌린지 독파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북클럽 회원은 아니지만 독파챌린지는 신청했었다.
오늘 저녁에 줌토크도 예정되어 있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줌토크 이후에 블로그 글을 썼다면 글이 조금 더 풍성해졌을까.

매년 정리하고 있는 올해의 독서 목록에는 시집을 꼭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023년 1월 19일 저녁.
문학동네 독파 챌린지에서 진행하는 줌토크까지 듣고 나서 추가하는 부분

무료로, 내집에 편히 앉아서 작가의 말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니 정말 감사한 기회였다.

2시간 넘게 작가의 응답으로 진행해주셨다.
사전에 독파 챌린지 회원들이 적은 질문들을 ppt로 정리해오셔서 그에 대한 대답을 해주셨다.

비평 작업에 대한 애정과 진솔한 모습이 느껴져서 책에 대한 감정이 더욱 풍요로워졌다.

읽고 싶은 책들의 목록이 또 잔뜩 쌓였고
부지런히 읽고 쓰고 생각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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