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을 처음 읽었을 때
정말 너무 재미있어서 손에서 놓지 못하고 쭉 붙들고 읽었었다.
이어서 <종의 기원>은 <7년의 밤>보다는 ‘덜’ 재미를 느꼈으나
과연 결말이 어떻게 될지가 궁금해서 또 붙들고 읽게 됐다.
<유퀴즈> 프로그램에 작가가 출연했을 때,
아 신간이 나와서 홍보차 나왔나 싶었는데 역시나 그랬고
내가 무슨 힘이 있나 기다리게 됐다.
이번에 나온 신간.
<완전한 행복>을 읽었다.

꽤나 두껍다. 500페이지가 넘는다.
그래도 초반에
이게 무슨 오리 얘기인가,
이게 무슨 처음부터 대놓고 현실의 ***을 떠올리게 하는건가 싶은 생각을 잘 이겨내면
<종의 기원> 때와 마찬가지로 결말이 궁금해서라도 끝까지 붙들고 읽게되는 소설이다.
최근에 장편소설을 읽을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아, <파친코>가 있었구나. 그걸 빼면
오랜만에 장편에 푹 빠져서 보낸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에 실린 작가의 말 부분이 굉장히 짧고 명료하게 소설에 대해 이야기 해준다.
악인을 화자로,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계속 주변인의 입을 빌려서
독자가 머릿속에서 악인의 모습을 상상해서 조각해내도록 하는 힘이 대단한 것 같다.
나르시시스트의 행복추구에
주변 사람들의 생명은 일회용품처럼 여겨지는 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면서 행복을 추구하는 노력을 가지고
이렇게 길게 이야기를 쓸 수 있구나 싶다.
분량에 비해서 스토리는 다소 단순하기 때문에
“이 얘기를 이렇게까지?” 하는 생각도 사실 읽으면서 했지만
긴박감 넘치게 끌고 가는 힘, 묘사하는 힘을 생각하면서 읽었다.
“내 인생에서 **는 사라졌으면 좋겠다”
혹은
“나는 특별한 사람이니까 완전하게 행복해져야겠다. ”
하는 생각들을 실제 행동에 옮기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는 나르시시스트를 상상해보면 된다.
그런 존재가 평범한 사람들 가까이, 내 가까이에 있다면 소름이 쫙 끼치게 된다.
더운 여름
서늘함을 맛볼 수 있는, 푹 빠져 읽을 수 있는 소설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