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 서재를 이용하게 된 후 읽는 양은 확실히 늘었다.
영화관을 가는 횟수는 현격하게 줄었지만,
머리를 식히려고 종종 <씨네21>을 읽는다.
씨네21(1305호)를 읽다가 ‘이경희의 SF를 좋아해’ 코너에서 ‘우주보다 광대하고 더욱 빠르게’를 읽다가
곽재식 작가에 관심이 갔다.
<유퀴즈>에 출연했다는데 그때는 제대로 보지 못했고,
도대체 어떤 내용의 소설들을 쓰길래 이렇게 빠르게, 이렇게 재미나다는 찬사를 받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작품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경희 작가의 평에 의하면
곽재식은 천생 이야기꾼이다. 빛보다 빠르고, 맛깔나게 재미있으며, 홀리듯 청중을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 그의 이야기는 마치 전기수의 입에서와르르 쏟아지는 신명 난 낭독극 같다.
그래서 ‘밀리’ 에다가 ‘곽재식’을 검색해보았고,
가장 끌리는 제목 ‘사기꾼의 심장은 천천히 뛴다’를 읽기 시작했다.
장편이지만 이렇게 후루룩 읽히다니.
정말 정신없이 푹 빠져서 읽었다.

줄거리만 보면 정말 ‘고전적인 뻔한’ 스토리인데
이렇게까지 흡입력있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싶을만큼 푹 빠져서 읽었다.
목차를 보면 소제목들이 모두 “어떻게 ~ 는가?”의 질문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소제목만 쭈욱~ 훑어 보면
도대체 이 소설은 무슨 내용이길래 이렇게 다양한 내용의 소제목이 나오는 것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고 궁금해진다.
결말은, 혹시라도 반전이 있을까 허겁지겁 읽은 것이 조금 허무해질 정도로 충분히 예측가능한 결말이었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작가가 밝혔듯이
고민하던 소설 제목들이 소설 곳곳에 남아있고
다시 첫장으로 돌아가 읽어보게 된다.
스토리에 힘을 주는 것이 아니고,
문장을 유려하게 하려고 힘을 주는 것이 아니어도
이렇게까지 푹 빠져 읽도록 쓸 수 있구나를 느끼게 하는 소설이다.
호흡이 빠르고
점점 이 사람이 내 앞에서 말해주고 있고 내가 그걸 듣고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빠져들게 된다.
씨네21에 실린 이경희작가의 평가가 정확한 것 같다.
소설에 푹 빠져서,
작가가 창조한 세계에 푹 빠져서 읽고 싶다면 곽재식 작가의 소설을 꼭 읽어보면 좋겠다.
다른 작품들도 얼른 찾아 읽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