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를 읽었다.

즐겨보는 민음사tv 유튜브에서 추천하는 걸 보고 선택한 10월의 책.
밀리의서재에도 있어서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예능프로그램을 보지 않았어도 일독하기를 추천한다.

웨이브 오리지널로 만들어진 예능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가 화제될 때,
‘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OTT 가입을 늘리고 싶지 않아서 그냥 잊어버리고 넘어갔는데
책을 읽고 나니 ‘지금이라도 웨이브 가입해서 볼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작가 자신도 이 책을 써내고 출간함으로써
드디어 그 프로그램이 제대로 끝마쳐졌다는 느낌이 든다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역순으로 접근한걸까.
프로그램을 찾아서 모두 시청하는데에는 오랜시간이 걸리는데
그냥 단행본 책 한권을 읽음으로써 간편하게 호기심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읽은 것도 있다.

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 책검색 결과

두껍지도 않고 술술 넘어가는 읽기 쉬운 책이었는데,
평소에 사회과학에 관심이 많거나 혹은 전공했다면
너무 많이 유명한 얘기들을 이렇게 길게 늘어놓고
작가가 내리는 결론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
사실 결론이 좀 빈약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생년과 20대 초반까지의 경험 등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가 많은 작가가 쓴 책이라서
고개를 끄덕이며 읽은 부분이 많았는데
결국 대화, 대면접촉이 중요하다는 그의 결론만큼이나
책의 결론부도 인상깊었다. 이건 편집의 힘일까?

사전정보 없이 읽어보고 싶었고
작가에 대한 사진만 보고 여성인줄 알았다가,
중간에 ‘아내와 함께’ 라는 구절을 보고도 아 동성혼을 했나? 생각했다가(편견없는 마음인가)
군대 얘기에 남성이라는 것을 알았고
유튜브에서 인터뷰한 동영상을 보고 나니 ‘아 사람들이 이래서 유튜브에서 검색을 하나보다’하는 생각까지 했다.

아래는 인상 깊었던 구절들이다.

“납작하게 눌러놓으면 속 편히 미워할 수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진짜 사람은 그렇게 납작하지 않다.”

신형철 평론가의 책에서,
사람들은 자신은 복잡하고 좋은 사람이고 타인들은 단순하고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표현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와 비슷한 문장을 읽고
평소 쉽게 생각해왔던 걸 반성해야지 했는데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로 ‘납작하다’는 표현으로 마주한 것 같다.

…이는 정부의 제도와도 유사하다. 실제로 제도를 악용하거나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은 늘 존재하지만, 그 숫자는 제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에 비하면 ‘빈큼’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완벽한 시스템은 없어서 생기는 제도의 ‘빈틈’이고, 감당할 수 있는 빈틈에 대해서
때로는 과장하고 또 얼마간은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써놓은 기사에
얼마나 자주 낚여서(?) 흥분했는가를 생각하게 됐다.

논리만으로는 사람을 설득하지 못한다. 아니 정확히는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논리는 사람을 설득하지 못한다.

좁게는 언어적 요소 말고 비언어적 요소가 얼마나 영향력이 큰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또 넓게는 이성과 논리의 힘을 일평생 과대평가하며 살아오지 않았나,
이성과 논리로 모두 설명되는, 그런 세상은 머릿속에만 존재하는데 왜 그렇게 기대할까를
생각하며 친구와 꽤 오래 대화했다.

그리고 이 문제를 다루는 거의 모든 책들이 동일하게 내어놓는 해결책은 사실상 하나다. ‘온라인 소통을 줄이고 면대면으로 직접 만나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

책 초반, 1장에서 프로그램을 만든 토대라고 밝힌 부분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재택근무가 보편화될거라고, 직주근접성 보다는 편안하고 넓은 개인공간의 확보를 기준으로 집을 고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세상이 원래대로 돌아가버렸고 오히려 대면소통이 더 중요하다는 점만 배운 것 같다.
그동안 너무 당연해서 “동료들과 부대끼는’ 그 기분의 악영향만을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 부대낌 속에서 이루어지는 크고 작은 대화들이 얼마나 큰 힘이 있었는지를 배운 것 같다.

얼마전 다시 본 영화 <Her>의 배경이 2025년이었다.
요즘은 온라인 소통도 진짜 인간이랑 하지 않고,
AI와 대화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하고 또 감정적으로 위로받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는데…
인간성에 대해, “대화”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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