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불평등’을 읽었다.

사회과학 분야의 책, 특히 경제 정책에 대한 책을 읽어보고 싶던 중
추천글을 보고 읽어보게 됐다.

저자에 대한 정보도 전혀 없었고,
발간된지도 어느새 2년이 더 지났지만 읽어보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책이다.

좋은 불평등 책검색 결과 출처 교보문고

경제에도 관심을 좀 가져보자 생각했을 때, 가장 접근성이 높은 부분은 유튜브였는데,
확실히 속도를 조절해가면서 내 생각을 더하고,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책이다.

유튜브를 통해 접해 본 유명 경제비평가들이 추천사를 써주어다는 걸
책을 다 읽고 나서 알았고 추천사들만 따로 천천히 읽어보게 됐다.
그리고 나 또한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라서 글도 남겨본다.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다’라는 생각만 하고,
막연하게 왜 저렇게 밖에 못할까, 비판하고 욕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차 있는 상태에서
시작하게 되었는데 아주 푹 빠져서 읽었다.

쉽게 설명하고, 그래프나 표도 잘 써주었고
반복해서 여러번, 정리해가면서 정말 친절하게 쓰인 책이라서
읽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한국의 진보성향 경제학자들, 한국의 진보적 지식인들, 한국의 진보적 시민사회는 그동안 한국경제 불평등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강했다. 특히 정치권의 정책적 잘못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강했다. 민주정부 10년의 잘못, 보수정부 10년의 잘못 때문에 양극화가 벌어지고, 경제 불평등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눈에 쉽게 보이기 때문에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다.

비난 하는 일은 쉽다.
내부의 문제만 보면서 진영논리에 빠지기가 너무 쉽다.
그렇게 되도록 극단적으로 편향된 정보만 접하면서 쉽게 흥분하게 되는 현실에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된 것이 감사할 정도였다.

진보정당, 진보언론, 진보적 시민사회, 진보적 노동단체, 진보성향 정치인 중에는 대기업의 존재 그 자체를 적폐로 간주하는 사고방식이 강하다. 대기업을 적폐로 간주하는 사고방식은 결과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 만들기’와 배치된다. 반복하면, 질 좋은 일자리 = 대기업 일자리다.

집권할 마음도 없(는것 같)고, 가능성도 없으니
참 책임지지 못할 말을 쉽게 뱉는구나 하는 생각을 가끔 했는데
그런 마음에 대해 콕 집어 주는 부분도 꽤 여러번 마주하게 된다.

그렇다면 시장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 1차 분배 개입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국가가 ‘시장 이전’ 단계에 개입하는 것이다. 개인의 역량 강화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개인의 역량 강화에 개입하는 것, 그것은 바로 교육 정책이다. 복지 정책이 2차 분배이고 노동 정책이 1차 분배라면 교육 정책은 0차 분배다. 한국의 진보세력 일부에서 주장하는 기본소득과 기본자산은 모두 2차 분배에 개입하는 것이다. 반면 교육 정책을 통해 0차 분배에 개입하는 것은 ‘기본 역량’을 돕는 것이다. 국가가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도와주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서 내가 나이들어 가니 가치관이 변화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세 개의 고등학교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면서
아이들이 처한 환경이 얼마나 다른지
이 정책이 왜 여기서는 절실한데, 저기서는 낭비인지를 깨달았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한국을 떠나 나와서 살면서
한국 사회의 뉴스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어 읽기 시작한 것도 있지만
후반부를 베트남 호치민을 여행하면서 읽었기 때문에
더욱 국제 관계나 새로운 질서, 시공간에 대한 인식을 하려고 노력하면서 읽기도 했다.

꼼꼼하게 데이터를 가지고 와서,
경제 문외한이라도 알기 쉽게 설명해 주기 때문에
쉬우면서도 더 충격적이고
흐릿하게 눈을 가리고 있던 베일이 한겹 벗겨지는 느낌이 드는 그런 책이었다.

또 한번 더 다짐한다.
정보를 편향된 출처에서만 얻고 있는 건 아닌가 점검할 것.
영향력을 과소평가 하지 말고 국제 뉴스에 관심을 가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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