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 읽기에 도전해봤다.
이북리더 오닉스 팔마를 구매한 후에,
안 그래도 이책 저책 병렬독서를 하던 버릇이 더 과해졌다.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책 한번 열어볼까 하고 바로 덮을 수 있어서 병렬독서가 더 손쉬워졌다.
그리고 이북리더를 너무 오랜만에 새로 바꾸었더니 (그 전 기종 ‘크레마카르타’)
기기 자체가 빠릿빠릿해서 신나게 독서앱들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다.
그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해리포터 원서 읽기.
거창하게 썼지만 이제 겨우 1권을 읽었고, 1권이 가장 쉽고 그나마 밝은 내용이라서 좋았다.
종이책이었다면 해리가 호그와트 도착하기 전에 내가 포기했을 것 같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처음 읽던 건 중학교 때인것 같은데 그때 밤을 새워서 읽었던 기억,
문학수첩이었나 … 그 출판사에서 새 책이 나오기를 기다리던 기억,
영화화 된 것을 처음 극장에서 봤을 때의 감동이 있어서
부족한 영어실력에도 불구하고 겨우겨우 읽어내려갔다.
검색을 해보니 원서 읽기 모임도 있고,
블로그 등에 챕터별 단어장, 유튜브 오디오 북 등 정말 관련된 자료가 넘쳐났다.
리디북스에서 세일을 해서 이북 7권 전부를 49000원에 구매했다.
북적북적 앱에 읽은 책을 저장하려고 봤더니 표지가 달라서 찾아보니 출판사가 달랐다.
리디북스 이북은 Pottermore 출판이라고 되어 있는데 표지 차이 말고는 잘 모르겠다.

영화가 얼마나 많은 내용을 생략하고 압축했는지를 생각하며
그래도 영화를 기억하고 있어서 내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읽었다.
영어회화 학원 선생님께서
1권은 정말 쉽다고, 도전해보라고 부추겨서 시작한 것이었는데
선생님께서 학원에 갈 때마다 해리포터 잘 읽고 있냐, 어디까지 읽었냐 물어봐줘서
해리포터를 소재로 대화하는 것에 재미를 붙여서 더 열심히 읽었다.
고마운 선생님.
아 그리고 처음에는 손으로 꾹 누르고 검색을 누르면 단어가 찾아지는게 좋아서
단어를 정말 많이 찾았다.
종이책을 사서 도전했다면 초반에 포기했을 것 같다.
리디북스 앱에서 검색을 누르면 네이버 사전 페이지가 열리고
팔마에서는 발음까지 들을 수 있어서 첨에는 발음도 많이 들었었다.
그러다보니 읽는 속도가 말도 못하게 느렸다.
묘사가 엄청 자세해서 내용이 풍부한건 좋지만 지치게 만들기에 딱 좋았다.
그러던 중 학원 선생님이 단어 모른다고 너무 다 찾지 말라고,
내용 대강 이해 됐으면 넘기라고 조언해줘서
그 때부터는 핵심 동사만 알면 대강 넘기면서 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속도가 좀 붙었고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울 건 없지만 감상은 좀 달라졌다.
해리와 친구들은, 심지어 해그리드 조차도 귀엽게 느껴졌다.
삼총사 말고 네빌에 대한 내용도 주의깊게 읽게 되고,
해그리드가 마지막에 해리 부모님 사진 모아서 해리에게 선물해줄 때 진짜 찡한 감동이 느껴지기까지했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읽으니 호그와트라는 학교가 참 말도 안되게 허술하고 위험해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야간에 돌아다니다가 걸린 애들에게 벌칙으로 출입이 금지된 위험한 숲에 야간에 가게 하다니.
담력을 길러줘서 더 사고치라고 훈련을 시키는 것인가 싶어서 웃겼다.
딱 한번 기숙학교에 근무했었는데 그래서 더더욱 이 무슨 말도 안되는 학교시스템인가를 생각하게 됐고 나 스스로 동심을 너무 잃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덤블도어도 페투니아 이모도 해리가 무사히 살아남았으니 망정이지
아이한테 너무 나쁜 어른인 것 같아서 화가 났다.
어릴 때의 내 시각과 완전히 달라진 점을 깨닫는 것도 재미였다.
지금 읽어보니 해리 너무 가혹한 아동학대 피해자인데 씩씩한 것이 짠하다.
영화에서 본 해리는 그저 귀여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훨씬 병약하고 아파보여야 더 원작에 가까운 캐스팅이 될 것 같다.
해리가 뭔가를 맛있게 먹는다는 문장이 나올 때 흐뭇한 기분이 드는걸 보니 내가 나이를 먹었나보다.
그리고 영어 학원 선생님의 최애 캐릭터 스네이프를 소재로
매 영어 수업때마다 스몰톡을 하면서 즐거웠다.
2권도 도전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