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굿노트 앱으로 교무수첩 쓰기의 장점&단점

휴직 중이지만 갑자기 교사 커뮤니티를 둘러보다가 글로 남겨둬야겠다 생각나서 쓰는 글.

이번에 출국을 앞두고 짐을 정리하다보니 정말 처치곤란인 것들이 2가지 있다.
하나는 졸업앨범, 하나는 교무수첩.

졸업앨범의 경우 3번째 학교부터는 그래도 정신차리고 받아오지도 않아서 없는데
2번째 학교까지는 수년간 주는 대로 차곡차곡 받아왔더니
무겁고 부피도 커서 이번에 짐정리를 하면서 애를 먹었다.

더 애먹이는 건 바로 교무수첩.
두툼한 인조가죽 커버, 스프링제본에다가 온갖 개인정보가 가득 들어있어서
파쇄하지 않고서야 마음 놓고 버리기도 힘들다.

물론 간직하고 싶은 사진, 편지, 메모들 등 추억도 추억이지만,
졸업 하고 몇년이 지난 후에 불미스러운 소송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다는 괴담에
버리지 않고 차곡차곡 모아두니까 정말 많았다.

2020년부터는 아이패드를 잘 활용해보고 싶은 마음에,
종이수첩을 남기고 싶지 않은 마음에
개인 일기와 교무수첩을 모두 아이패드 굿노트 앱을 활용해서 적어왔다.

나의 경우는 아이폰, 애플워치 등 애플 기기를 사용하니까
아이패드 – 굿노트 앱을 사용했지만
지인의 경우 필기감이 더 좋다는 평가, 윈도우 노트북과의 호환성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 끝에 갤럭시탭을 쓰시는 분들도 있다.

코로나를 계기로 기기들을 많이 사주어서 학교 재산으로 태블릿을 지급받아서 쓰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내 경우는 가지고 있던 개인 아이패드로 썼다.
반납 걱정 안하고 속편하게.

최대한 개인정보를 가리고 위클리 페이지를 캡쳐해봤다.

적어보는 장점들

1. 종이를 파쇄할 일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당연한 얘기지만 수첩들이 쌓여서 짐이 되고, 버릴 때도 개인정보 걱정에 스트레스인데 그럴 일이 없다.
1년이라도 학교에 근무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학년말에 줄을 서서 파쇄기에 갈아대는 종이의 양이 엄청나다는 걸.
전문 업체를 불러서 싹 가져가고 없애주면 좋지만 학교가 매년 그렇게 해주지 않는다.

2. 키보드를 활용해서 더 빨리 쉽게 적을 수 있다.

손으로 적는건 어느 정도 애플펜슬이 익숙해지면 비슷해지고,
나의 경우 그래도 타자를 치는 게 더 빠르니까 아예 키보드폴리오 케이스를 사용해서 키보드로 친 것도 많다.

3. 하이퍼링크와 검색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어디다 적어뒀는지 찾느라 종이 수첩을 좌르륵 넘겨보는 경험이 누구나 있을 텐데,
디지털화 해두니 정말 편하다.
굿노트 앱 내에서 링크 기능으로 이리저리 페이지를 이동하는 것도 편리하고 (잘 만들어진 노트양식을 유료로 사서 쓴다. 무료도 써봤지만 유료가 역시 만족도가 높았다)


어지간한 손글씨도 검색에 잘 걸리기 때문에 누구에 대한 내용, 어느 내용을 어디에 썼지 하면서 뒤적일 일이 없다.

검색 기능 만으로도 종이 수첩을 압도했다고 생각한다.

4. 녹음, 사진촬영 등 태블릿 본연의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다.

폰이나 워치로도 가능은 하지만,
태블릿 하나를 들고 다니면서 녹음하며 받아적기, 사진 찍어서 곧바로 첨부해두기 등 편리하다.

5. 종이 인쇄물보다 pdf를 사용해서 더 잘 정리하고 보관할 수 있다.

종이 인쇄물 받아서 적어두고 없어지는 경우 종종 있는데,
애초에 연수 자료, 교재 등을 pdf 파일로 저장해서 필기해두면
교무수첩 내에 가져다가 붙일 수도 있고 (굿노트 편집 기능을 이용해서)
아니면 다른 굿노트 파일로 남겨두고 쓸 수 있어서 좋다.

6. 문구류 욕심이 사라진다.

아날로그적인 손맛이 가끔 그리워서
마스킹테이프, 스티커 등 귀여운 물건들이 욕심날 때가 아주 없는건 아니지만 거의 사라졌다.
문구류를 향한 물욕이 아주아주 줄어든다.
짐이 팍팍 줄어든다.

몇 가지 단점들

1. 아주 중요한 내용들은 나이스에 접속해서 기록해둬야 한다.

그래야 ‘효력’ 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건 뭐 종이로 교무수첩을 써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2. 보안과 분실, 파손에 주의해야 한다.

종이수첩도 마찬가지겠지만 보안, 분실은 항상 유념해야 한다.
아이패드 분실이라니 더더욱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학교 재산이라서 업무용으로만 쓰는 경우에도 내것이 아니니 신경이 쓰이겠지만,
나처럼 개인 재산이고 업무용 교무수첩, 개인 다이어리 모두 하나의 기기로 쓰는 경우
분실을 생각하면 정말 눈앞이 캄캄해진다.
비번을 잘 걸어두고 늘 아이패드 파우치는 끌어안고 다니게 된다.

3. 종이수첩, 책은 다 허용하고 디지털 기기에만 난리를 치는 관리자를 만나면 약간 불편해진다.

시대가 변해가고 있지만 여전히,
종이책은 되지만 태블릿은 특정 시간에 소지하지 말라는 가치관을 가진 분들을 만나면 피곤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패드 – 굿노트 앱으로 교무수첩 쓰기를 매우 강추한다.
물론 애플펜슬과 굿노트 앱을 구매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이패드 외에도 추가 비용은 들어간다.


담임이 아니라면 적을 양 자체가 워낙에 적고 학생 개인의 정보를 다룰 일이 적어서
위클리 페이지로도 버틸 수 있을 것같다.

그런데
담임교사라면 학급 인원수 만큼 기록하고 다뤄야 할 정보의 양이 폭증하니까
데일리 페이지도 꽉꽉 차게 된다.
정말이지 강추한다.

그리고 학생이름이나 사안으로 검색해서 편하게 보는 일이 얼마나 편안한지 깨닫게 될 것 같다.
명렬표 수십장 뽑아서 표시하고 지워나가고 했던 일들도 모두 굿노트로 옮겨가게 됐다.

효율적이고 도움이 되는 노트 폼들은 무료로, 유료로 많으니 잘 둘러보고 셋팅해서
3월의 정신없음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기를 바란다.

리로스쿨 등 많은 앱들이 학교 현장으로 점점 들어오고 있는데 ‘잡무’에 들일 시간만 줄여준다면 대 환영이다.
개인 역량과 비용으로 해결될 일이 점차 줄어들기를 바라며
굿노트 업무수첩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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