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을 읽었다.

도저히 사람을 마주하고 다른 대화를 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
몇달을 결석했던 독서모임의 11월 모임에 참여했다.

11월의 책은 김훈 작가의 하얼빈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읽은 남성 작가의 한국 소설이었다.

하얼빈 책검색 결과

알라딘 이북으로 구매해서 읽었는데,
초반엔 집중을 좀 못하다가
완독하지 못하고 참여한 독서모임에서 다른 분들의 후기를 듣고
그날 밤에 몰입해서 완독하게 됐다.

초반부엔 이토의 내면 묘사가 꽤 많다고 느껴졌는데
그가 말하는 ‘평화’에 대한 거부감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통치를 위한 치밀함’에 소름끼쳤다.

후반으로 갈 수록 안중근의 내면에 집중하게 되고 몰입감이 높아진다.

작가가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이
“안중근의 짧은 생애가 뿜어내는 에너지를 감당” 하는 일은 독자로서도 쉽지 않은 일로 느껴졌으며
탄탄한 자료 조사에 더해진 상상력으로 세밀하게 표현된 인물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차례를 넘기자마자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의 이동 경로가 나오는데
펼쳐 보면서 여정을 확인하게 된다.
철도에 대해, 인간의 국경에 대해 생각을 더하게 되고 이해에 도움이 되는 지도였다.

청년 안중근이 처와 자식을 두고 떠나 이동하면서 가졌을 심정,
그들을 하얼빈으로 불러들이면서 가졌을 심정을 읽고 상상하면서
후반부는 정말 단숨에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작가의 말 바로 앞에는 후기로 안중근 가족들, 소설에 언급된 인물들의 실제 삶을 간략하게 소개해주었는데 읽으면서 더욱 마음이 아팠다.
특히 안중근의 차남과 장녀가 겪은 ‘박문사 화해극’ 부분에서 더더욱.

신념이란 무엇일지, 거사 후의 가족들의 삶을 상상하며
과연 나라면 그 시대를 살아가면서 어떠한 선택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됐다.

시대로부터 시험당하지 않고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현재의 삶을 감사히 여기게 될 수 밖에 없었다.

무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밖에 없지만,
김훈 작가의 팬이 아니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를 바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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