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이 없는 시대가 온다’를 읽었다.

존 카우치와 제이슨 타운이 지은 ‘교실이 없는 시대가 온다’를 읽었다.

이 책은 2019년 <공부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가 제목을 바꿔서 재출간한 책이다.
코로나시대에 제목을 바꾸고 재출간 해서 그야말로 ‘대박’을 만든 기획인 것 같다.

제목에 ‘교실이 없는 시대’라는 말을 넣고, 재출간을 기획한 사람에게 정말 인센티브라도 줘야 할 것 같다.
온라인 수업이 화제인 타이밍에 딱 맞게 제목을 달고 읽어보게끔 만든 그 기획력에 감탄하게 된다.

종이책 표지사진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평등성과 독특성을 혼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독특성은 개별성(말하자면 우리가 누구인지) 관련되는 반면, 평등성은 기회(말하자면 우리가 무엇을 있는지) 관련된다. 다시 한번 로즈 박사의 연구가 지적하는 대로, 우리는 모두 독특성을 타고났으며 그것을 평생토록 유지하는데, 이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균등하게 태어나지는 않았는데, 다행이도 이는 달라질 있고 달라져야 한다. 72

토드 로즈의 <평균의 종말>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학년 단위, 학급 단위의 수업 계획과 평가가 실체 없는 ‘평균’에 맞춰져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철저하게 개인에게, 개별화 된 교육을 제공해야 하고 그게 맞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결국 현실의 나는 내신경쟁이 치열한 일반계 고등학교의 3학년 수업을 하면서 공정하게 상대평가를 하기 위해 시험위주로, 성적을 같이 산출하는 학년단위로 동일하게 수업하려고 애쓰기만 하는 것 같다. 교사가 달라도 ‘공정한 평가’를 했다는 엄청난 목적하에 모든 것을 똑같이 하기 급급하다.

메디나의 연구는 이른바직장, 가정,학교에서 살아남아 성장하기 위한 열두 가지 원칙 중심으로 한다. … “우리가 평생 동안 학습하는 것이 우리 뇌의 물리적 형태를 바꿔놓는다.” … “모든 사람의 회로는 동일한 사건을 앞데 두고서도 서로 다르게 연결된다.” 토드 로즈의 개개인학이 사회학 심리학의 관점에서 우리 모두가 얼마나 다른지 보여줬다면, 메디나의 연구는 우리의 뇌가 물리적으로도 얼마나 다른지 보여줌으로써 이를 뒷받침한다. “사람마다 뇌의 발달 속도와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이 똑같은 회로도를 갖는 경우란 없다.: .. 이는 차례로 우리가무언가를 다르게, 다른 방식으로, 그리고 다른 속도로 배운다는 의미다. 이것이 교육이 표준화에 의존할 가장 문제가 된다. 그야말로 표준적인 (평균의) 학습자란 없다. 103

표준적인, 평균의 학습자란 없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수업을 계획할 때, 평가를 계획할 때 떠올리는 해당 학년 평균 수준은 결국 허상이니까.

기술, 개발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그동안 일상에서도 교육환경에서도 새로운 기기나 서비스에 거부감이 없고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곧잘 능숙하게 써왔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모든 사람이 코딩을 배워야 하고 곧 문제해결력이라는 부분을 읽으면서는 갑자기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만들 줄은 모르지만, 만들어진 원리를 잘 모르지만 금방 능숙하게 잘 사용하는 사람으로 충분하지 않다면 결국 코딩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으로 나눠지는 걸까.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는 마치 문맹처럼 소외되는 건 아니겠지 하는 상상도 해본다.
배우려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아이들과 단절되고 뒤쳐지는 것은 순식간일 것 같아서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저자가 자꾸 본인의 자녀들을 사례로 드는데 그 점에서는 읽으면서 좀 거부감이 들었다.
자본, 기술, 인맥 어느 것 하나 빠질 것 없이 다 가지고 태어난 최상위계층의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기회가 많구나.
시도했다가 의문만 남아도, 실패를 해도 끄떡없이 다음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사람들의 배부른 소리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렇게 삐딱한 마음으로 책을 읽으면 남는게 없겠지 하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으면서 읽은 부분도 많다.

애플이 해온 혁신, 사회공헌들에 감탄하게 되지만 감탄 후에는 씁쓸한 마음도 남는 책이었다.

내 나름대로 미래 교실을 상상해 본다.
이미 한국 교실에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이 치열하게 플랫폼 경쟁을 하고 있다.
소속 학교에 따라 다르게 느끼겠지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애플 느낌이다.
전임교에서 구글클래스룸을 도입하고, 구글크롬북을 40대 정도 지원받아 스마트학습실을 구축하고 활용했는데 아이들은 정말 금방 한다. 어른만 헤매고 며칠을 고민하는 것 같다.

현임교에서도 올해 초에 온라인 개학 상황을 앞두고 고민할 때, 구글클래스룸이 정말 편리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구글에서 무료로 무제한으로 계정을 줘서 도교육청 계정을 받아 3학년 아이들과 구글클래스룸으로 학급 운영을 하고 있다.
교과수업도 구글클래스룸을 활용해 아이들 작문 결과물을 받고, 퀴즈 형식으로 학습지 답을 확인하니 정말 편리하다. 처음만 잘 배워두면 시간을 어마어마하게 절약할 수 있고 간편하게 개별 피드백을 해줄 수 있어서 좋다.

동료 선생님들이 계신 다른 학교 소식을 들어보면 대여용 태블릿을 갖추기 위해 예산을 어마어마하게 쓴다는데 과연 어느 플랫폼이 선점할까. 하드웨어는 삼성, 소프트웨어는 구글로 가는 걸까.
구글이 크롬북으로 유도하겠지만, 태블릿을 학교에서 대량구매한다면 어쩐지 갤럭시탭으로 선택될 것 같다. 교사용 학교노트북처럼…
내가 퇴직하기 전에, 지금 교과서를 무상으로 당연하게 받아서 쓰듯이 모든 아이들이 태블릿으로 인터랙티브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게 되는 날이 올 것 같다.

교실이 없는 시대 이전에 ‘종이가 사라진 학교’가 먼저 올 것이라 상상한다.
격변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내가 이리저리 휘둘리거나 소외되지 않고, 능동적으로 함께 변화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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