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소식을 접할 수록 보고 싶었던 영화 ‘파묘’.
한국집을 정리하느라 바빠서 못보고 출국했는데
싱가포르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서도 개봉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반가운 마음에 검색해봤다.
집근처에도 영화관 SHAW THEATRES가 있는데
쿵푸팬더4와 듄2에 비해 화제성이 떨어지는지 파묘는 무려 밤 11시 50분 영화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무서운데 너무 한밤중에 보고 콘도까지 걸어올 생각을 하니 꺼려졌었다.
오늘은 싱가폴에서 맞이한 첫 주말.
싱가포리안 친구들을 만나서 차임스 근처에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헤어졌다.
나온 김에 영화도 보고 들어가면 좋을 것 같아서 검색해보니
오후 3시 10분 영화가 PLQ MALL 에 있어서 급 예매를 했다.
싱가포르도 주말과 평일에 영화 요금이 다른데 확실히 주말이라 비싸다.
예매 수수료까지 포함해서 2인이 33싱달.
한국과 물가가 크게 다르지 않다.



급히 하느라 웹에서 예매하고 종이 티켓으로 교환했다.
얼마만에 보는 종이로 된 티켓인가.
입장 확인 직원에게 폰으로 큐알코드를 보여주고 입장하는 사람을 보니
다음에는 전용앱으로 해봐야겠다.
영어와 중국어 자막이 깔린 한국 영화를 보니 기분이 묘했다.
영화의 내용상 일본어 대사들이 꽤 있는데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대충 내용을 때려맞추며 보았다.
굿하는 장면을 비롯해서
한국의 전통 무가들이 많이 깔리는데
어색하게 영어로 번역된 자막들을 보며 웃음이 나기도 했다.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 주요 배역을 맡은 배우들은 누구하나 거슬릴 것 없이 연기가 괜찮았다.

보면서 생각한 점 (여기서부터는 약간 스포가 된다)
첫번째, 왜 귀신들은 그렇게 문을 열어달라고 할까?
익숙한 목소리로, 반가운 목소리로 문을 열어달라고 애타게 말하는데 어떻게 참고 버티나?
후손에게 해코지 하는 귀신은 사연을 들어주고 달래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내쫓아야 하는 것 같다.
무당이 하는 굿은 음식도 차려주고 얘기도 좀 들어봐주고 달래서 보내주는 거니까.
두번째, 왜놈 귀신들은 ‘왜’가 없구나.
여러번 대사로 언급되기도 하지만
일본의 귀신들은 뭐 이유가 없구나.
이유를 물어보고 문제를 해결해줄 수도 없는 그런 말 안통하는 악한 존재들로 그려진다.
그 오랜 세월 그런 취급으로 있었으니 화가 날만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에는 엄청나게 무서울 걸로 예상했는데
한번 얼굴을 마주하고 나니까 키 늘려준 사무라이라고 생각되어서 그렇게 엄청나게 무섭지는 않았다.
감독의 전작 ‘사바하’는 아직 안봤고,
‘검은 사제들’에서는 서양 악마다 보니까 막 엄청 무섭다기 보다는 ‘징그럽다’는 생각에 영화를 볼 때 괴로웠는데
이번엔 한일 문제를 다루다보니까 더 집중도 되고 흥미진진했다.
배역의 이름들, 차 번호판의 숫자들.
대놓고 생각하라고 떠먹여주셔서 고마웠다고나 할까.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였다.
오티티를 여러개 구독하다 보니 점점 더 영화관을 찾지 않고
그냥 기다렸다가 오티티 올라오면 보자~ 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대하게 되는데
후회없이 2시간 넘는 상영시간을 집중할 수 있는 영화였다.
더더욱 흥행하길 바라는 마음에 남겨보는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