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연초에 <지리의 힘>을 읽고 포스팅했었는데,
2권이 나왔다는 소식에 함께 독서모임 하는 분들과 반가운 마음으로 선정해서 읽었다.

1편과 아무래도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는데,
1편이 내가 아는 우리 주변 국가들의 상황에 대한 이해의 확장이었다면,
2편은 아무래도 좀 더 먼 지역들,
평소 주의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지역들에 대한 낯설음에 좀 더 읽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영어 원문을 비교해보지 않아서 (혹은 못하니까)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읽기에 썩 수월한 문제는 아니었을 것 같다.
이 책의 후기를 좀 찾아보니 번역을 비판하는 글도 꽤 나오던데,
함께 독서모임에서 읽은 영어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영어 원문도 술술 읽히는 그런 문체가 아니고 전문서, 논문을 읽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드는 책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위치부터 파악해야 하는 낯선 나라들도 있었고,
아 여기서도 중국이.. 아 여기서도 러시아가, 미국이,, 하면서 읽게 되는 부분도 많았다.
그것이 중국에 무슨 이득이 되느냐고? 영향력은 접근권과 같다. 중국이 바라는 것은 어업 수역 접근권, 자국의 함대를 위한 항구들, 그리고 해저 채굴 가능성이다. 그런데 여기서 자주 간과되는 다른 무엇이 있는데 바로 유엔과 다른 국제기구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곳 나라들의 투표권이다. 중국은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들을 성공적으로 포섭해서 타이완을 국가로 인정하지 못하게 하더니 이제는 태평양에서도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2019년,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의 강력한 로비에도 불구하고 키리바시와 솔로몬 제도가 타이완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중국과 수교한 일이 있었다.
어떻게든 뻗어나가려고 하는 팽창에의 의지가 낯설게 느껴진다.
우린 왜 그런게 없는걸까 하는 마음으로 낡은 개념이지만 민족성인가 하는 생각도 해보고,
마냥 끝없는 욕심으로만 이해하기엔 이해관계 앞에 비정해지는 현실이 떠오르면서
당장 우리나라는? 우리 지도자는? 하는 생각에 우려와 함께 2권을 읽었다.
환경 문제에 무관심한 이 나라 사람들은 주말여행을 가느라 집을 비우는 동안에도 집에는 에어컨을 그대로 틀어둔 채 커다란 SUV를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일에 별 거리낌이 없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석유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인데 전력의 70퍼센트를 에어컨을 트는 데 쓰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조언 하나. 혹시 한여름에 사우디아라비아에 갈 일이 있다면 겉옷은 꼭 챙겨 가시라. 호텔이 너무 춥다
최근엔 기름값이 너무 올라서 출퇴근을 대중교통으로 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었는데,
사우디 사람들의 물보다 석유를 흔하게 여기다니 약간 충격적인 구절이었다.
지중해로 진출하려는 터키의 움직임에는 자국을 위한 자원 확보 못지않게 그리스의 안정을 해치려는 의도가 다분히 담겨 있다. 이러한 고수위의 위험한 게임까지는 아니더라도 싸움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다음 10년은 양측 누구도 전면적인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숱한 화약고들이 만들어질 것 같다.
터키와 그리스의 관계도 알게 됐는데,
막연하게 이 지역에 한번쯤은 가봐야지 하는 낭만적인 시각보다 조금 더 세밀하게, 이제 국제 뉴스를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사헬 지역, 에티오피아 파트는 거의 난생 처음 접하는 정보들이었다.
세계지리, 세계사에 이렇게나 무지했구나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구글맵을 켜서 찾아가며 읽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주파트.
생존경쟁으로 우주가 분쟁지역이 되는 모습을 생전에 보게 될 것만 같고
1편에서 극지방에 대한 얘기보다 어쩌면 더더욱 가까운 일일 것처럼 느껴졌다.
솔직하게 1편보다 너무 힘들게 읽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블로그 기록을 남겨두고 싶은 마음으로 억지로 적어본 글이었다.
‘지리의 힘’을 깨달았지만 모두 소화하기엔 내 그릇, 내 관심사가 너무 좁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