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피씨만 20여년 사용하던 사람인데, 맥북 프로를 사용하게 됐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개인용 컴퓨터를 바꾸게 되어서 글로 남겨본다.

나의 첫 랩탑은 대학생 때 부모님께서 사주신 엘지 노트북이었다.
xnote라는 이름이 크게 써있고 두툼했으며, 검정색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안타깝게도 사진을 남기지 못한 것 같다.
기억나는건 램이 2기가였다는 것과 (그당시엔 좋은 사양;;) 무게는 2kg이었다는 사실.

가뜩이나 등록금 비싸기로 유명한 사립대에 재학중이었는데…
집에 있던 데스크탑하고는 다른 ‘나만의’ 기기라는 생각에 많이 아꼈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더 소중하게 다뤘던 것 같다.
그 노트북으로 무사히 교육학, 국어국문학 복수 전공 졸업을 했고
합격할 때까지 임용시험 공부도 했다.
적다보니 갑자기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리고 나서 두번째로 갖게 된 노트북은 2014년에 구매한 삼성 노트북이었다.
첫 노트북에 비하면 (둘 사이의 세월을 생각하면 그럴만도 하지만) 정말 많이 가벼워졌고
못지 않게 아꼈었다.
이십대의 내가, 스스로 번 돈으로 샀던것 같다.

얘는 사진이 남아있다.
소속교육청의학교에서도 기본적으로 1교사 1노트북을 제공해주지만,
보통 어마어마하게 무겁고 성능이 매우 매우 아쉬운 사양의 노트북을 받게 된다.
새노트북을 받아도 아쉬움이 남는 공용노트북.
그래서 내 두번째 삼성노트북에 업무용 프로그램도 다 깔아서 방학이며 휴업일에 원격업무도 많이 하고 생활기록부 작성도 많이 했던 것 같다.

나의 두번째 랩탑. 삼성노트북.
나의 두번째 노트북 삼성노트북 안녕.

사실 2020년에 옮긴 새 학교에서는 운 좋게도 새 노트북을 지급받게 되었고
통합 메신저는 개인용 노트북에 설치해봤자 업무용 노트북에 있는 쪽지나, 대화 내용이 연계가 안되기 때문에 점점 개인 노트북에서 업무를 하는 일은 줄여나가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아이패드가 생기면서 더더욱 개인용 노트북의 사용 빈도가 줄었었다.

아무튼 1호와 2호에 이어서 드디어 세번째.
처음으로 맥북을 사용하게 됐다.

가족이 기기를 업글 하면서 집에서 놀고 있던 맥북프로13인치M1.
2014년에 산 내 삼성노트북에 비하면 말도 못하게 성능이 우수할텐데
방바닥에 툭 던져놓고 놀리고 있는 것이 아까워 몰래 팔아버릴까 어쩔까 하다가;;;
결국 내가 사용하게 됐다.

여지껏 윈도우 피씨만 사용해왔고
직업 특성상 하는 일의 대부분이
윈도우 기반의 교육청업무포털 사이트 + 한글과컴퓨터 한글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좀 망설여졌었다.

그렇지만 요즘의 나는 ‘학교일은 무조건 학교에서’가 기본 마인드이고,
맥에서도 한글프로그램을 정품으로 구매하고 설치하면 꽤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작년부터는 맥OS 에서도 각종 사이트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점에
과감하게 개인용 노트북 교체를 시도했다.

휴일에 혼자 앉아서 삼성노트북에 있던 자료들을 외장하드로 옮기고,
그 외장하드가 맥북에서 열리는지 확인하고 포맷을 진행했는데 왠지 조금 슬펐다.
기계일뿐이지만 작별하는 마음이랄까.

맥북프로M1,13인치 새로운 데스크 셋팅

일단 맥북은 거치대에 올리고,
익숙한 키보드와 마우스가 보조해주기 때문에 엄청나게 달라진건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당황스럽긴 했다.

당황스러운 점

1. 마우스 휠 방향을 반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크다.
학교에서는 하루종일 또 삼성노트북으로 윈도우 기반 사용을 하다가
집에 오면 휠을 거꾸로 돌려줘야 한다;;;
벌써 보름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어색함이 있다.

2. 내가 익숙하게 사용해왔던 각종 단축키들을 새로 외워야 했다.
윈도우 단축키, 한글프로그램 단축키들로
뭐 엄청나게는 아니어도 그래도 꽤 많이 효율적인 디지털 생활을 해왔는데
마우스로 메뉴 찾아가면서 하려니 좀 화가 났었다.
그래도 역시 안되는 게 아니고 내가 모르는 거였다.
각종 단축키를 비교해놓은 블로그들이 많이 검색됐고 하나씩 익히고 있다.

3. 한글프로그램 정품 구매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있다.
파일명의 한글 자모음 결합이 풀어져버린다.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다.
맥북에서 파일명 붙이고 저장한 파일을 윈도우기반 노트북에서 열면 파일 제목이 다 깨져있다.
물론 째려보면 읽을 수 있지만 이게 왜 해결이 안되는걸까 궁금하다.

4. 인간적으로 기기가 얇고 이쁜거랑 별개로…
케이블 연결할 포트가 너무 없는거 아닌가. 당황스러웠다.
왼쪽에 C케이블 연결포트 2개가 끝이다. 황당했다.
자연스럽게 액세서리 추가 구매로 이어지는 애플스러움.

만족스러운 점

1. 노트북만 윈도우 기반이었고 아이패드랑 아이폰, 애플워치를 사용하고 있었기에 이번 기회에 애플 생태계로 안착한 느낌이다.
아이클라우드 연동이라는건 정말 편리하다.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내려받은 파일들이 별도의 절차 없이 착착 맥북에 들어와있는게 참 편하게 느껴진다.
당연한거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학교노트북이 윈도우기반이기도 하고 엄청나게 쌓인 자료들을 옮길 자신이 없어서 에버노트는 계속 사용할 것 같다.

2. 기기의 성능 측면에선 대만족이다.
비교 대상이 너무 오래된 노트북이다보니,
이 엄청난 속도와 배터리 성능에 황홀하다 ;;;

맥북에 정품 한글프로그램 구매하고 설치하고 있는 내모습
아직 새느낌 그대로인 맥북프로

새로운 기기야 잘 지내보자.

이제 나도 사과 옆에다가 내 취향대로 스티커 붙여야겠다.

이상 생애 첫 맥북프로 보름 사용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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