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친구가 슈퍼얼리버드로 구매한 피카소전시 티켓.
정가가 2만원인데 1만원에 구매해놓고 전시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4월의 책 <어른의 어휘력>으로 만난 5월1일 노동절날.
전시 시작일이었고 비가 많이 내렸지만 예술의 전당에는 사람이 참 많았다.



마치 유럽여행을 온 듯한 느낌으로 1시간 넘게 줄을 섰다.
한달만에 마주한 친구와 밀린 수다를 나누니 시간은 금방 갔다.
왜인지 현금만 받아서 기분이 좀 나빴던 오디오가이드를 들고 드디어 입장.
전시장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이렇게 남은 느낌만 적어보는 수밖에.
1시간 10분 정도 천천히 감상하고 나왔다.
바르셀로나에서 피카소 미술관을 갔을 때는 뭔가 ‘주요작품’이 빠진 느낌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파리에 피카소 미술관이 있고 거기에 ‘주요작품’이 대다수 있었나보다.
예전에 바르셀로나 여행기를 페이스북에 적었을 때도 썼었는데,
일찍부터 성공했고, 심지어 장수한 예술가의 화려한 삶을 생각하게 한다.
‘좋게 말해서’ 사랑으로 가득한 삶이었고,
그에게 영감을 주는 수 많은 여성들이 작품 해설에도 계속 언급된다.
‘잉?’스러운 구절도 참 많았지만 예술가와 명작의 관계에만 주목해서 생각해보려 애썼다.
아, 그리고 팸플릿에도, 전시관 밖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했듯이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이 처음으로 한국에 왔다.
작품의 크기가 일단 크고, 가장 오랜시간 서서 감상하게 된다.
배경을 살펴보면 공산당 가입 후 다소 의도적으로 제작했다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의외로 특정 사건, 특정 군대를 모티프로 하지 않았다는 보충 설명을 꼭 붙여준다.
작품 자체만 보면 압도당할만 하다.
학살자와 학살당하는 사람들이 좌우로 나눠져있는데
사실적으로 붉은 피를 묘사해놓지 않아도 생생하게 고통이 느껴지게끔 했다.
왜 인간은 인간을 죽이는 걸까.
이념이 뭐고 권력이 뭘까를 잠깐 생각하게 한다.
조각이나 도기, 설치미술 작품도 다수 있었지만
역시나 제일 좋았던 건 회화였다.

다음번 파리 방문에는 팸플릿에 소개된 대로
파리 피카소 미술관에 방문해서 더 많은 피카소 작품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림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해도
그림에 얽힌 스토리와 함께 감상하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다리는 좀 아팠지만 행복한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