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은퇴후에 북카페나 책방을 운영하는 한가로운 노년을 꿈꿨다.
아이들에게 꿈은 ‘책방할머니’라는 말을 많이 했었고, 책으로 둘러쌓인 공간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사실 신혼때는 티비없이 살기를 호기롭게 선언하며 6인용 테이블과 책장으로 거실을 꾸몄는데…
아이패드로 드라마 보면서 (시그널이 결정적이었다), 이럴거면 그냥 편하게 보자고 결정한 후 안방에 티비를 두었었다.
그덕에 침대에 누워서 생활하는 시간이 엄청나게 늘어버렸고…
잠들기 직전까지 티비를 보는 것이 너무나 큰 유혹이기 때문에 쉽게 굴복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프리미엄 둘 중에 하나는 끊어야 핱텐데…
그런데 이사와서는 ‘북카페같은 거실’ 컨셉을 포기하고 거실에 티비를 두었다.
한쪽 벽면에 거실장을 두고 위에 티비를 올리고 거실테이블과 소파를 두는 전형적인 거실.
거실 소파를 더 큰 것으로 사지 않고 양옆에 공간을 조금씩 남겨두었는데 잘한 결정이었다. 양옆에는 인테리어 파괴자인 숀리엑바와 폼롤러가 지키고 서있었는데 공간을 남겨둔 것이 잘한 일이었다.
동생이 이번에 소파를 바꾸면서 흔들의자를 치운다면서 우리집으로 넘겨주었다.
드디어 등장한 이 글의 주인공. 이케아 포엥.


1인용 리클라이너에 자꾸 관심이 가던 차에 공짜로 생긴 흔들의자로 만족하고 있다.
어제 저녁에 가져와서 오늘 2시간 정도 앉아서 책읽고 놀았는데 대만족.
검색해보니 이케아에서 발 받침도 팔고 있다.

더 이상 집에 뭔가를 들이는 일은 없을 거라고 이제 우리집은 포화상태라고 생각했는데 또 이렇게 하나둘씩 뭔가 채워진다. 발받침은 좀 더 고민해보고 사야지.
평일에 부부 둘다 야근하고, 친정에서 저녁먹고 저녁수영 다닐때는 집에 대해 생각할 틈이 없었다. 사실 신혼집은 정말 좁았는데 위치가 100점이었다.
그러다가 2020년이 되고 삶의 모습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올초에 <코로나 이후의 세계>라는 책을 보면서,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이 직주근접성보다는 넓은 집을 원하게 될거라는 내용을 읽었다.
그때는 그저 재택근무하는 아이티관련 직종 사람들이 부럽고, 그다지 와닿지 않았는데 점점 그 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직주근접성을 지금처럼 모든 사람들이 제1로 따지지 않는다면 쾌적한 공간을 찾아서 서울 밖으로 많이들 나갈 수 있을텐데.
재택근무가 지금보다 더 일상화되고 출퇴근에 시간과 에너지를 내버리지 않고서 얼마든지 다르게 활용할 수 있다면 삶이 정말 달라지겠지.
그래도 내 직업은 마지막까지 무리겠지만…
출퇴근에 대한 부담만 줄어든다면, 위치보다는 가족 구성원 각자의 서재가 딸린 넓은 집을 원하게 될 것 같다.
실제로 우리 부부도 둘다 재택근무를 했던 날 한명이 화상 회의를 하니 한명은 거실로 쫓겨나서 불편한 거실 테이블에서 일을 했으니까.
온라인 수업을 듣는 아이들도 형제, 자매가 있는 집들은 각자의 태블릿이나 피씨 등 전자기기는 어찌어찌 마련된다 해도 실시간 수업을 듣자면 독립된 공간이 필요할텐데 올 한해 고생했겠다 싶다.
‘캠 키세요’를 수천번 말하며 수업했던 기억이 난다. 캠도 키고 쌍방향 소통을 하면서 이상적인 온라인 수업을 하려면… 개인 공간이 필수조건일 것 같다. 1-7교시 내내 이어폰으로 듣는다는 건 생각만해도 끔찍하니까.
흔들의자에 앉아서 또 생각이 멀리 가버렸구나.
흔들의자에 앉아 책읽고, 블로그 끄적이며 한가롭게 보내는 토요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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